[기자의 눈]“고향 잘 다녀 오세요” 현수막정치 사라진 구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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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한 기자
기사입력 2020-01-23 [16:44]

경자년 설 연휴를 앞둔 23일, 예년 같으면 정치인들과 정당의 설 인사 현수막이 주렁주렁 걸려있던 돌다리 사거리에는 전신주에 매달린 공연배너 외에는 단 한 장의 현수막도 걸려있지 않았다. (사진)

 

그밖에 주요 간선도로에도 최근 일반분양을 앞둔 A아파트의 폭탄 현수막 외에 불법현수막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지난 2016년 설 명절 이후 4년만의 일인 듯싶다.

 

구리시의 불법현수막 문제는 그동안 행정사무감사의 단골 메뉴였고, 흡사 무당집 같다는 지적도 수없이 받았다. 공무원들은 매번 시정 한다고 다짐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시장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먼저 명절인사 현수막을 요소요소에 경쟁적으로 거는 것이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심지어 시청 앞 “불법현수막을 걸지 맙시다.”라는 공익광고 위에 불법현수막을 게시하는 정당홍보 현수막도 여러 번 지적 받은 적 있다.

 

거리 미관을 헤치는 이런 불법 현수막 퇴치에 성공한 지자체로는 수원시, 서울 서대문구 및 중구 그리고 인천시 동구 등이 꼽힌다. 오늘로서만 놓고 보면 구리시도 그 대열에 합류할 것 같은 예감이다.

 

지난해, 문석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고향 잘 다녀오라..이런 '현수막정치'를 계속 참아야 하느냐?”고 직격탄을 날리며 공휴일은 물론 야간에 까지 단속을 해 모델케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염태영 시장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수원시 외에도 서대문구의 불법현수막 수거 보상제를 벤치마킹 하는 지자체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구리시의 경우 불법현수막 단속이 강화 되면서 그동안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저단형 게시대의 광고 이용률이 높아지는 등 부수적인 효과도 거두고 있다.

 

구리시 불법광고물 정비 직원은 “혹시 정당이나 정치인들의 압력 등 어려운 일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전에 협조 공문을 돌리고 단속의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런 사례는 없다.”며 “현재 국회에 정당이나 정치인 현수막에 대해 한시적 게시를 허용하는 법안이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법이 공포 시행 될 때 까지는 시장님 현수막이라도 예외 없이 단속 할 것이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IT기술과 뉴미디어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홍보는 전근대적인 현수막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문화가 이어 온 것은 정당과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이에 일부 정치인들은 “현수막 게시비용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쓰자”는 운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갈채를 받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라는 속담은 언제나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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