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하의 생태컬럼] 꽃가루 그리고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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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하 생태전문 칼럼리스트
기사입력 2021-02-19 [10:25]

꽃가루의 성분은 무엇일까요?

  

일본의 한 생물학자가 꽃가루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방(약10%)과 단백질(30%)을 비롯한 각종 영양소가 꽤 골고루 분포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잘 먹는 생선으로 비교하면 같은 양의 생선의 영양가보다 꽃가루가 다양하게 많았습니다.  

 퀄리티가 탁월한 것이지요.  꽃가루의 생김새는 어떨까요?  

 

 

꽃가루의 생김새를 현미경사진으로 보면, 삼각형에서부터 둥근 것, 타원형, 오각형 등 참으로 다양합니다. 

 

어떤 것은 실물 과일의 모형과 아주 비슷합니다. 그 작은 꽃가루가 수백 배 확대하면 실물과 비슷하다는 것도 꽤 놀라운 일이지요. 그리고  수술하나에  꽃가루는 몇 개 씩이나 만들까요?  

 

난초종류는 한 꼬투리에 약 300만 개 정도 된다고 하고, 자작나무의 꽃가루는 꽃차례 하나당 약 500만 개나 되고 나무 한 그루당 꽃차례가 약 3,000개라고 하면 대략으로 잡아도 약 150억 개의  꽃가루를 날리는 것입니다.  참으로 대단하지 않습니까?

 

퍼뜨리는 방법은 어떨까요?  

대부분 바람에 날리거나 곤충들에 묻어  퍼집니다. 그러나 일부는 식물들은 딱정벌레나 파리들을 이용하고요, 박쥐나 벌새들을 이용하는 꽃들도 있습니다. 또 수생식물들은 흐르는 물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꽃가루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요? 아마도 측정하기 힘들 정도로 긴 시간일 겁니다.

▲ 조광하 생태 컬럼리스트     ©

  

과학자들은 매머드 화석의 위장에서 3만년이 넘는 아주 견고한 꽃가루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수만 년 동안 견딜 수 있게 만드는 꽃가루의 껍질은  도대체 누가 어떻게 어떤 성분과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일까요?   

또 오랜 세월 후  온도, 공기, 수분, 등의 조건이 맞으면 (그 조건을 정확히 측정하는 능력도 놀랍습니다.) 

쪼개지면서 싹을 틔워야 하는 그 부분을 만드는  기능도 가히 경이로움 그 자체입니다. 

  

더하여 꽃가루 관련한 재미있는 얘기가 있습니다.  

1,500년대 중반 이탈리아에서 성당에 모셔져 오던 수의가 있었는데, 그 옷을 예수님의 장례에 쓰였던 수의라고 하였답니다. 물론 갑론을박이 있었겠지요. 그래서 조사해 보니 그 옷에서 회전초 라고 하는 주로 이스라엘에서 자생하는 나무의 꽃가루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수의로 인정이 되었다고 하지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얘기이지만, 꽃가루가 많은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요즈음은 유비쿼터스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그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다. 제가 볼 땐 이 놀라운 꽃가루의 존재야말로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옛날 전쟁 시 대학살을 당한 병사들의 콧구멍 속에서도 꽃가루가 나와  그들이 언제 어느 때 죽었는지도 추정을 한다고 합니다. 역사까지도 간직한 꽃가루들, 정말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그 수많은 꽃가루 중 아주 아주 운이 좋은 친구는 본래 태어난 목적에 맞게 암술머리에 붙게 되지요. 그리고 꽃가루관을 내려서 암술 씨방으로 내려갑니다.

 

꽃가루 크기에 비해 씨방의 길이는 만 배나 되는 것이 있으니 가는 길이 멀고도 멉니다. 사람으로 치면 20킬로미터 정도를 밤새 달려가야 하는 거리입니다. 그리고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됩니다.

 

조물주의 아름다운 창조의 신비는 과연 어디가 끝일까요? 버들강아지 꽃 하나조차도 이리 아름답고 신비로운데, 사람은 이 꽃가루 하나조차 제대로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르는 우리가 좀 우습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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